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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완벽주의일상 2020. 9. 15. 14:39
모든 문제의 시작은 신발 리뷰였다. 딱히 블로그에 쓸 글이 없으니, 내가 잘 할 수 있을 만한 것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신발 리뷰를 썼고, 사진 촬영, 포토샵, 맞춤법 검사 등 귀찮은 작업을 모두 거쳐 매우 긴 글이 완성됐다. 나름 만족할만한 퀄리티의 글이었고, 나도 마음에 들었다. 문제는 평범한 사람은 신발을 매달 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미 15켤레의 신발이 있는 상황에서, 신발 하나를 더 사고싶다는 말을 애인님께 꺼내자마자 미쳤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치. 지네도 아니고. 그래서 신발 리뷰 콘텐츠는 거기서 끝나고 말았다. 그럼 뭘 해볼까. 마침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를 감명깊게 플레이 했으니, 이 게임에 대한 리뷰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리뷰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있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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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OS 개발환경 세팅하기배운 것/개발 2020. 7. 9. 16:15
이 글에 감명을 받아서 정리하는 글. 매년 macOS 베타를 설치하고 여러 번 맥을 날려먹는 것을 연례행사로 하는 사람이다보니, 나도 이런 걸 정리하면 좋겠다 싶었다. 이 글은 내 취향으로 맥을 설정하는 것을 빠르게 따라할 수 있도록 리스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 좋은 설정이 있으면 수정하겠지만, 취향을 타는 것에서 굳이 내 취향 외의 선택지를 나열하지는 않을 것이다. Last Updated at 2020/07/22 시스템 설정 시스템 환경설정 보안 - 일반 일반 - 잠자기 또는 화면보호기 시작 즉시 암호 요구 사용자의 Apple Watch로 Mac을 잠금 해제합니다. 보안 - FileVault 암호화된 APFS로 포맷하지 않았다면 여기서 FileValut를 켠다 보안 - 방화벽 켠다 일반 스크롤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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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에어 포스 1 리액트 리뷰생각/리뷰 2020. 6. 20. 20:49
마치 이베리아 반도의 탱고의 여인 - 허혁구 소믈리에 추억의 예능 프로그램 에 등장해 아직도 회자되는 말을 가져와봤다. 워낙 뜬구름 잡는 말처럼 들려서 놀림받기도 했던 말이기도 하다. 아직도 놀림받을 정도니까. 방사능을 쐰 와인에 대한 평가였고, 훗날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 대륙 포도가 섞인 것 같은 맛을 소믈리에적으로(?) 평가해서 나온 말로 다시 알려진 발언이기도 하다. 그런데, 분명 신발 사진이 썸네일이고, 제목도 "나이키 에어 포스 1 리액트 리뷰"인 글에 웬 뜬금없는 이베리아 반도 드립일까? 오늘 리뷰할 신발인 나이키 에어 포스 1 리액트가 정확히 그런 느낌이기 때문이다. 디자인 기본적으로 이 신발은 에어 포스 1이다. 너무 유명한 신발이다. 어떤 바지에 잘 매칭되는지는 수십 년간 많은 사람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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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일상 2020. 6. 9. 23:56
누가 봐도 나는 모범생이었다. 하지만 모범생이라 규정지어지긴 싫어했다. 대부분을 내가 어딘가에 묻어놔서 다시 보기도 힘들지만, 학생 시절의 내 블로그 글들은 다 그런 식이었다. 나는 공부만 하는 모범생이 아니라고, 내가 하는 딴짓들을 보라고. 그 딴짓들이 사회에서 규정하는 ‘모범생의 고상한 취미’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음은 나중에 알았다. 앨범 모으기, 신문과 잡지 읽기, 블로그에 시사 글 쓰기... 제딴에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특이함이라 생각했겠지만, 딴짓이라 얘기하기도 참 민망한 것들이다. 내 삶과 성격을 형성한 벽돌 조각들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규정짓기를 거부한다. 사람들이 규정짓는 것에 얽매이기는 싫다. 일부러 조금씩 벗어나본다. 하지만 벗어남이란 것은 기실 틀이 있을 때 성립하는 것이다.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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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일상 2020. 6. 2. 23:32
뭐 하나 되는 느낌이 없다. 불확실성과 상황의 변화 속에서 이대로 흔들리다가는 내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느낌. 몸도 아프다. 바깥 소식은 더 나쁘다. 인류애를 잃을 것 같다. 마음도 아파온다. 그럴 때 나는 지금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든 나에게 변치 않을 가치를 줄 것이 무엇일지 생각한다. 일에 있어서는 기술적으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설계나 알고리즘이 좀 더 효율적인 것. 인터랙션이 좀 더 짜임새 있는 것. 이런 건 고스란히 내 경험과 능력으로 쌓인다. 일상에 있어서는 관계와 자기반성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내가 믿는 것을 생각한다. 내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다짐을 생각한다. ‘차이를 즐기고 차별과 싸우자’고 어렸을 때의 내가 말했던 것을 잘 지키고 있는지 생각한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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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돌아온 것인 줄 알았는데...일상 2020. 5. 28. 21:44
처음 블로그를 태터툴즈로 시작했다. 티스토리는 모두가 알다시피 '서비스형 태터툴즈'로 시작한 서비스고. 그래서 블로그를 다시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 다른 것들을 돌아보다가 티스토리를 선택한 계기는 간단했다.일단 Static Site Generator는 글 쓸 맛이 안 난다. 내가 아무리 프론트엔드 개발에 잔뼈가 굵었어도 아닌 건 아닌 거다. 마크다운 에디터로 블로그 형식의 글을 쓰는 건 익숙하지도 않다. 아니, 정확히는 기술 블로그에 글 쓸 때나 좀 했었지. 그러다가 '꾸준히 글을 쓰는 꿀팁'으로 글을 쓰기 좋은 서비스형 블로그를 쓰는 것이 무조건 좋다는 글을 봤고, 서비스형 블로그를 좀 더 알아보게 됐다.네이버 블로그는... 싫었다. 그냥 싫었다. 별 이유 없음. 처음 태터툴즈 블로그를 시작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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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한다, 동의하지는 않는다생각 2020. 5. 28. 21:12
내가 논리적인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논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라고 배웠고, 실제로 그렇게 훈련이 돼있을 뿐이다. 기실 나는 논리적이지 않은 판단을 할 때가 더 많다. 다만 그 판단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그래서 정당화를 해야 하거나 평가를 해야 할 때, 그 근거를 찾기 위해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았을 논리라는 방법을 사용할 뿐이다.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요즘 TERF(Trans-exclusionary Radical Feminist. 사실 이 말 자체가 '배제'를 하는 사람이 페미니스트니? 라고 묻는 일종의 멸칭이다.)의 주장에 너무 많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나에게 모든 혐오는 곤혹스럽다. 혐오의 칼날이 나를 향했던 적도 많았기 때문에, 쉽게 혐오 대상자에게 감정이입을 한다. 감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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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재시작합니다기타 2020. 5. 27. 14:29
한동안 하지 않았던, 하지만 예전에는 사랑했었던 것들을 억지로 다시 해보았습니다. 신문을 보고, 책을 읽고, 잡지를 보고. 그러면서 깨달았습니다. 내 삶에 여유가 없는 것이 아니었구나. 단지, 여유가 없다는 생각에 묻혀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을 뿐이구나. 그래서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이것 역시 한동안 하지 않았던, 하지만 예전에는 사랑했던 것입니다. 물론 그 때의 모습과 같지는 않을 겁니다. 2014년의 저와 2020년의 저는 조금 다릅니다. 하지만 아주 다르진 않을 겁니다. 글을 쓰기 편한 플랫폼을 찾다가, 브런치에 갈 깜냥은 안 된다 싶어 티스토리로 왔습니다. 태터툴즈로 블로그를 시작했던 저에겐 고향같은 곳이죠. 많은 게 달라져있다고 느껴지긴 하지만, 어쨌든 다른 곳보단 낫겠지 싶었습니다...